달마의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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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335회 작성일 15-12-04 18:40본문
달마의 직업 /
그는 메밀국숫집에 꼭 있다
우락부락 험상궂은 얼굴로
佛
메밀은 먹지 않겠다 앙다문 볼, 佛
글자에는 불제자가 되라는 뜻도 있고
사는 게 힘들어도
젓가락에 걸친 면발처럼
허리를 쭉 펴라는 뜻도 있나 보다
돌밭에서 자라 별 볼 일 없겠지
만만히 후룩거리면 한 그릇
사나흘 굶은 탁발승 바리때처럼 깨끗해지고
성내던 허기는 저만치 줄행랑이다
누글누글한 메밀의 처세는 달마를 닮았나,
이 사이로 숨어든 깨를 찾아 혀를 굴리는데
깨달음은 찾지 못하고 문을 나서는데
이런 佛,
덜미를 잡는 佛
사람아 돈은 달라
달려오는 人 달라는 弗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2-11 09:38:12 창작시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고현로님의 댓글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메밀꽃 국수 / 자두야
창가의 식탁에 막국수 한 그릇
덩그러니 햇볕 위에 놓인다
서늘한 면발이 어금니에 씹히더니
아, 속이 다 시원하다
후루룩 몇 번에 어느새,
막국수 한 그릇
열흘 굶은 탁발승 바리때처럼 깨끗하다
돌밭에서 자란 메밀은
번듯한 막국수가 되었는데
그러고 보니 막국수는
가늘고 길게 살라는 건지
뭉테기로 굵게 어울리라는 건지
메밀꽃으로 피어나는 흰머리
머릿니 같은 들깨가
입안에서 톡 터지자
佛, 벽에 걸린 달마의 배
껄껄 웃는다
(퇴고작의 원글입니다^^)
현탁님의 댓글
현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가 막힙니다 퇴고를 잘 하셨습니다
이런 佛,
덜미를 잡는 佛
절창입니다 ㅎㅎ
고현로님의 댓글의 댓글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으잉? 필력 내공이 세신 현탁 님이 다 들러주시고ㅋㅋㅋ
쬐금 재밌었다면 저는 영광이고요,
현탁 님 내공의 시 자주 뵀으면 좋겠습니다.^^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인상적인 얼굴을 가진 그이,
도통한 그이,
이런 詩佛 같은 그이,
佛은 불만에 가득찬 인간이기도 하고
달러를 등에 지고 가는 사람이기도 하고
그런가요.
예수는 기생오래비처럼 생겼고
달마는 산적같이 생겼고
결국 마음에 맺힌 무늬를 옮긴 것이고
오래전 사람이 사진 찍어둘리 없고
다 幻일 것입니다. 자두야님께서 조그만 식당
메밀꽃 필 무렵
달마를 보았나봅니다. 어감조차도 시적인,
달마. 달을 달리는 馬,
무엇에 쓰는 사람인지 몰라도, 가끔
보면 차암 잘생겼다 싶은
고현로님의 댓글의 댓글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댓글이 원글 시 보다 더 시적인 것 같습니다.
아니, 더 잘된 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