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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雲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263회 작성일 15-12-06 22:09

본문

풀독/ 전영란

 

 

어머니 부축하며

아버지 만나러 산을 올랐다

 

흐드러진 억새풀, 아버지보다 먼저 반긴다

비틀거리며 헤집고 가는 길

억새가 자꾸 팔 다리를 찌른다

 

억새밭을 헤집고 나온 팔 다리가 빨갛다

어디에 이런 독을 품었을까

저들은 자신을 보호하는 것

 

오직 제 영역만 지킬 뿐,

이 억새는 내 아버지를 모른다

내 가슴에 고인 슬픔도 모른다

 

약이 되었던 아버지 말씀을

독으로 알고 흘려들었다

 

팔다리로 들어오는 말씀이, 이 밤

뼛속까지 욱신거린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2-11 09:45:08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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