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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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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가문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1건 조회 1,377회 작성일 15-12-09 17:12

본문

 

수면장력

 

           가문비

 

 

비스듬히 기울어진 동심원 잘려나간 수면

당신은 가끔 나를 엎질러진 독에 넣어 해묵은 이파리처럼 그늘 아래 꺼내어 말리지

 

바닥이 짙은 관정에서 건져 올린 물빛은

순간이 그대로 남아있어 떨어지는 물방울의 단면인 듯 쉽게 젖어들어

 

파르르 목심 밖으로 나온 아른거림이 손끝에서 등짝으로 굴절되고

고요한 점성이 발목을 감기 전 면면이 돌아서서

 

상심이 달콤하듯 기다리는 자세로 향하여

새하얀 풀잎으로 반송되는 당신은 바람 부는 반대방향으로 급히 눕기도

그럴 땐 붉은 길섶 하나 사라지는 것

 

그러나 모르지 달과 구름도 이지러진 물속은 마른 나뭇가지에 쳐진 빈 호랑거미줄과도 같아 지상에 흔적을 둔 것들이 허공에 사지를 뻗거나 꺾인 팔을 흔들 뿐 찰랑찰랑 투박하게 응고된 물살만이 목관을 지고 들어간 사자의 눈을 편안히 시습해준다고 밖을 향해 열린 날숨이 연기로 흩어져도 수 만 가지 이는 중심을 중심으로 모아 가만 가만히 가라앉힌다고 드디어 밑동은 바람이 지어준 제 이름을 받아들여 푸른 줄기세포를 버리고 역류를 차단한 채 새 물길을 튼다고 물가에 씨눈 같은 종종 걸음 남아있어 굽이친 물결 멈추지 않아 어깨를 곧추세우는 당신

 

당신은 물끄러미 깊은 우물

고이 무릎 접어 길어가는 물상위에

꽃잎 띄워 보내지

 

 

 

(굳이 시를 떠나도 사는데는 지장 없더이다. 다들 오랜만입니다. ^^)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2-11 09:52:54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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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쉬이~~~
녹슬지 않은 문력...
마음에 쏙 담기는 사람 냄새
문학상 의리파 사나 ...오는 길 잊지 않았으니 밝은 혜안 주자
자주 옵서예^^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랑의 갈구가 현격합니다
노래함으로 순결함의 높음을 차지하는 힘이 아름다워지고
열멍의 가닥에 선 새초롬한 갈구가
빛누리 황량해진 벌판에서 순결의 너름을 말합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모두 궁금해하시던 분이 오셨으니
시마을 창작방이 환합니다

자주오셔서 좋은 시로 창작방을 밝혀주시기를 바래요. 시인님

동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뭐하노 향단아, 냉큼 주안상 안 차려오고!
상석으로 앉으시지요 가문비님,
시와 술이 어디메뇨 여기가 박주산채지만 마음 넉넉하기론 별 다섯개 마을입죠.
편하고 즐겁게 쉬었다가 자주 찾아주시면 영광으로 알겠습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profile_image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굳이 시를 떠나도 사는데는 지장 없더이다. 다들 오랜만입니다. ^^)/반갑습니다.
ㅋㅋ 그렇다면 저도 좀 떠나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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