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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별별하늘하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2회 작성일 18-08-2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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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황

 머무르면 무너질까 떠밀려 간다.
 아니, 어디로부터 치워지고 있다.
 비워진 걸 채우려는 거라고 뇌까리지만
 확신없는 움직임은 그냥 움직임일 뿐,
 새로운 곳으로 이끌린다는 거짓도 쉽고
 달라진다는 착각도 편하다.

 뚝뚝 떨어지는 익숙한 것들의 비,
 젖으면 안 되는 기억들을 피해
 저마다 열심인 사물들을 비껴간다.
 정해진 것에 닿으면 나를 잃을 것 같아
 비틀거리는 몸짓을 따라
 몰랐던 것들만을 탐하는 덜 익은 욕망,
 그냥 떠다니는 거라고 냉소해야 할까.
 자꾸 넓어지는 시야가 괴롭다.

 어쩌다 부딪히는 벽은 나를 부순다.
 껍데기들이 쏟아진다.
 방향을 바꿔주는 유일한 지침은 껍데기들의 반대편,
 흩어진 것들만 밟으면 지도가 될까.

 때로는 좌표가 없는 평면일지라도
 나를 더듬어 놓으려 했다.
 움직임이 식으면 사막이라는 함정에 놓일 것 같아서.
 맥없이 울고만 있을 것 같아서.
 적어도 나를 만지는 애정이 있으면
 아프진 않을 것 같아서.

 멀리 벗어나 보지도 못한 채
 궤적에 갇힌 중독된 헛말만 중얼거린다.
 언제부턴가 찾으려던 건 처음의 그곳,
 원점,
 뭔가에 고집부릴 수 있을 것 같은.

 힘이 들어 무릎이 구부러진다.
 여기가 다시 시작이라고 그냥 시작이라고
 누가 그냥 정해 주었으면.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9-04 11:05:17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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