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된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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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만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41회 작성일 18-09-03 16:22본문
새의 부리를 닮아서 나는 늘 만년필을 쓴다
부리를 앞세우고 바닥을 쪼아대는 새를 닮아서
늘 손 편지를 쓴다
톡톡 부리에 찍히면 피를 튀기는,
한 장 찢어서 주먹으로 구기면
가슴의 왼쪽에만 있다는
죽어서야 하늘로 날아간다는 새의
피 끓는 둥지를 닮아서, 꼭 종이에 쓴다
멸종해가는 종이의 깃털을 닮아서
눈이 내리면 너에게로 나를 보낸다
혓바닥의 침으로 이면을 녹이던
키스를 닮아서 절취선에 구멍을 뚫어놓은
우표를 꼭 붙이고
이별의 뺨에 찍힌 손바닥을 닮아서
화끈거리는 붉은 소인도 찍고
홀로 벌겋게 달아서 대로변에 선
우체통을 닮아서 등이 구부정한 외로움이
말하면 죽는 극비처럼 봉투째로
꿀꺽 삼키고 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9-13 11:19:27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안젤루스1님의 댓글
안젤루스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간만에 이곳에서 시다운 詩 한 편 감상하고 갑니다
강만호님의 댓글
강만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감사 합니다. 안젤루스 선생님! 선생님의 시도 감동적으로 읽었습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고 보니 만년필이 새의 부리를 닮았군요
시인이 낚은 눈설미가 절창입니다
감사합니다.
강만호님의 댓글
강만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감사 합니다. 최정신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