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7) 길이 아니라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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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237회 작성일 15-12-07 16:05본문
길이 아니라 해도
막, 샤워를 끝내고
머리에 묻은 라벤더 향을 털어낸다
가라앉은 머리카락이 빳빳하게 선다
어떻게 표현할 수 없는
아주 막연하게, 그렇게
스멀거리는,
단내 나는,
어둠을 꺼내 씹으며 다시 연필을 집어든다
몇 며칠 담금질한 글을 다시 달구고 두드린다
날이 섰다
좌판에 내놓는다
에고, 시답잖은, 무 한 토막도 자르지 못하다니
발가벗겨 진다
얇은 겉옷 하나. 찢긴다
멍석말이 , 돌돌 말린다
씨부터 부정당하고
부정한 여인이 되어
연필을 물고 작두에 오른다
강신, 그 분을 기다리며 춤을 춘다
여있다 가져가라 던져만 주신다면,
섬뜩한 한 구절 베어낼 수 있다면 매일 작두를 타겠다
기꺼이 만신이 되어
방울이 울고, 쾌자자락 나풀거리고, 작두날에 피가 배어도
터질 듯 터질 듯 터지지 않는
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끔 그런생각을 합니다.// 참 시답지 잖은 글을 시라고 내 놓고 이 뭐하고 하다가도
그 시라는 것이 사유하는 그 순간 나를 시인으로 만들기 때문에 시를 쓰지 않는가 합니다.
늘 부끄러운 편편을 내 놓으며 알몸으로 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인이기에 또 누리는
특권은 아닌가 하기도 합니다.// 이리 꽈리처럼 고운 소리가 나는 시편을 가지고요..~~
환절기 관리 잘하고 계시다가 주말에 뵙고 가슴박치기 한번 하시지요... 쌤~~
香湖님의 댓글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멀고도 먼, 아득하기만 합니다
이제 막 시작했는데 걷지도 못하면서 뛸려고 하니
제대로 된 글이 나오겠는지요
시답잖은, 무도 못자르는 글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생각
섬틋한 글 한 줄 얻고 싶은데
요원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