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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 필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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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9회 작성일 18-10-04 18:20

본문

국화꽃 필적에 / 부엌방

 

장독대 속 익어가는 뒤뜰에

울림통 커지는 기다림, 풀벌레 한숨 소리 담는다.

 

귀 쫑긋 들킬까? 가슴 저밀면, 양날의 원추리,

싸릿담 내려앉은 청포도, 파란 하늘 끝에 한 눈 감는다.

 

잠자리의 날갯짓, 강아지의 낮잠 늘어지면

울림통 커지는 새벽은 길어지고

 

목청 가늘어지는 홑이불 한 꺼풀, 온전히 기다리는

이따금 눈물 한 방울 떨군다.

 

낙엽 한 잎 떨어질까? 소스라치는 아침 되어야

이슬과 낙엽의 간곡함 새기고

 

찬 서리에 하얀 정수리, 뒤바뀐 엇박자

한 움큼이라도 마지막 울음 담는다.

 

어질어질 두 재나비 익모초꽃에 한량(閑良)

강아지 뜨락에 볼 비비고, 몽우리 뒤틀어져

 

한겨울 손사래, 북 찢어지는 가슴, 뿌리 검게 내린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0-07 13:48:06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0-07 13:55:00 이달의 우수작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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