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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의 추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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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브르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4회 작성일 18-11-11 04:49

본문

20억의 추상화/브르스안

첫 눈 발자욱들이 서걱거릴 때
천년을 역류한 시침소리가
푸른 별의  파도 위에서 출렁대고 있었다

궁핍한 아스팔트의 바퀴 자국에
쇄골마저 문드러진 비둘기의 비명
비극의 서막인가
비극적인 희극의 서막인가
핵전쟁 종말의 위기에서
간신히 구출된 지구별 인간들의
맥박 속에 오롯이 서 있는
천원짜리 지폐 두 장

지구별 위원회는 마지막 아량으로
인간들과의 영구임대차 계약서에
서명했다. 그 주요 내용은 이러했다
임대인: 지구
임차인: 인간
임대보증금:20억 선가불 후 무이자능력껏 상환
1.  임대인은 일체의 숙식과 성생활 등을
    무한 무료 제공한다
2.  임차인은 매월 1회 범죄예방 유전자 주사를
      접종한다
3.  본 계약은 개별 인간 사망시 부분 종료한다

그날밤 20억 지폐뭉치를 가득 실은
노을빛 우주 한 가운데
별빛 여울목에 대롱거리던
꿈의 조각배 한 척이 인간들의 뇌혈관 속에서
매몰차게 걸어가고 있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1-16 09:34:30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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