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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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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6회 작성일 18-11-21 11:26

본문

길 위의 사유



은행나무아래 한 사람이 걸어갑니다

열매들 짓이겨져 형체를 알 수 없습니다

여름날 골똘했던 생각들이 흩어져

몇은 물웅덩이에 빠져 있고 또 몇은

터져서 허연 뇌가 드러났습니다

이제는 검게 변한 바닥위로

수많은 것들이 지나갔습니다

길 위의 사유는 언제나 불안했으므로

온전한 것들도 발길에 채여

찻길에서 처참한 최후를 맞았습니다

저마다의 무게로 또렷이 찍힌 발자국들이

어딘가로 향하고 있습니다

생각이 깊을수록 사유는 더 단단해지겠지요

상처를 덧낼수록 견고하게 아무 듯이

은행나무 아래 오래 서성이던 한 사람이

보도블록위로 걸어갑니다 소슬바람 이는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1-28 14:34:51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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