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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눈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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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80회 작성일 18-12-02 15:20

본문

친구야 눈 온다


추운 것도 괜찮은 것이라고

따뜻하면 녹아버리는 눈이 와서

춥고 응달진 자리에 오래 머문다

눈꽃이라도 피우려면

더 춥고 높고 쓸쓸해야 한다고

산 것들의 발자국을

주군의 신발처럼 껴안고

밤을 지새울 수 있어야 한다고

날개가 있어도 날아가지 않는

새들이 있어

세상이 여기 있는 것이라고

나무들이 허름한 가지로 쓰고 있던

흰 날개들을 드러내며

길이 되기 위해 벌거벗은 바닥들을

잠시 덮어주며

사람들이 길을 찾고는

잃어버린 발자국과 조우하며

한 발 한 발 깊이 머물수 있도록

울듯이 펑펑

눈이 온다

너무 바쁜 세상이

잠시라도 느긋해져야 한다며

발이 푹푹 빠지게

가끔은 사는 더러움을 덮다

이내 들통나는 흰소리도 괜찮다며

성난듯이 펄펄

눈이 온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2-18 15:36:54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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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맞습니다 때로는 여유롭게 때로는 성난 듯 내리는 눈 잘 읽었습니다
첫사랑 친구처럼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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