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들 이사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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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297회 작성일 18-12-06 15:05본문
화분들 이사하는 날 /추영탑
때가 되었다고, 이사는 제때 하지 않으면
항상 무슨 손해를 끼치는 법이라며
그새 노숙에도 익숙해졌지만 추위에는
장담을 못하는 화분들을 두 손으로 받쳐
거실로 옮긴다
늦게 옮기는데 불만이라도 있었는지
선인장이 기어이 한 방울의 피를 요구한다
더부살이 삼계(三季)의 유산으로 자처하는
것들의 이주를 기다리던
거실 한 쪽이 순하게 자리를 내어준다
다소곳 인사는 아껴 두거라
다시 봄 되면 들어낼 테니
노숙을 버렸으므로 베갯머리 후끈할 것도 같은
붙안긴 채 끌려오는 부기 밴 생들을 내려다본다
온열은 나도 극히 아끼는 바이니,
청보리와 얼음 낀 상춧잎을 생각하며
지루하게 생을 견디는 방법이나 골몰하며 살자고,
이 약속은 겨울 한 철의
맹세일 뿐이니 파기하지 말자고,
더 이상의 욕망과 불평은 밀봉해 두자고
댓글목록
선아2님의 댓글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노숙을 버린 화분들의 술렁거림이 실내로 들어왔군요
즐감해 봅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저 거실 한 쪽 무상으로 빌려 주었을 뿐입니다.
보상은 내년 봄꽃으로... ㅎㅎ *^^
은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영탑님
노숙이 조금만 더 연기 됐어도 원망이 클번 알겠어요
시인님의 따스한 배려에 행복의 봄꽃으로 답할 효손 들을 보고
즐기시는 시인님이 부럽습니가
오늘밤부터 기온이 화를 낼 것 같으니
시인님 감기 조심 하시고 제가 살짝 보낸 무명초 화분
유명초로 꽃피우게 하소서 ㅎㅎ
언어의 마술사이신 시인님 시에 머물다 가옵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고운 밤 되시옵소서
추영 시인님! ~~^^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화분 들여 놓기를. 잘했네요.
기온이 뚝 떨어진다 하니,
서해안 쪽으로는 눈도 많이 온답니다.
덥네, 덥네, 하더니 이젠 춥네, 춥네로... ㅎㅎ
그곳도 많이 춥겠지요? 감기 조심하세요.
은영숙 시인님, *^^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화분과 이사 하는 날,
마음으로 교감이 남다릅니다
그들도 내년을 기약하며 마음으로 굳건한 다짐을 했을 터,
봄에 예쁜 꽃으로 인사 할 것 같습니다
추위에 건강 하심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저께 화분을 들여 놨는데 오늘 아침엔 첫 눈을 구경했습니다.
언제 그쳤는지 지금은 햇볕이 쨍쨍합니다.
그래도 이사시키기를 잘했다 싶네요.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건강 필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