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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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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07회 작성일 18-12-07 00:13

본문

잠들기 전 / 부엌방

 

닭이 울어 새벽은

길기만 하다.

굴뚝이 사라진 뒤로

새는 오지 않고

 

맨드라미 벼슬만

굵어지어 불그스레,

푸르스레한 허리는

휘어져 뉘어지는지

 

발자국 하나 없는

바람만 이는 텃밭.

 

이끼로 덮인 뜨락에는

실 개미만 들끓고

화단에는 누런 잡초로

별빛도 하나 없는 밤.

 

뒷산 산머루는 비틀어지고

이슬만 맞아 썩어드는,

수수 빗자루는 꺾이어

누렁이도 엉엉 울기만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12-18 17:56:17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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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힐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심을 자극하는 명료함과 절제된 감성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잠들 기 전의
그 시간으로 자가 오는 기억의 안쪽까지 드밀고 오는
잔잔함이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 파도치게 합니다.

부엌방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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