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박눈 이벤트 4번 > > 우수창작시

 함박눈  /  풍설

 

누가 오려나

빈 가지에 까치가 우짖는다

찌프린 하늘은 벼르기만하고

찹 찹한 바람에  불알만 탱자처럼 오그러졌다

화로불에 군밤 튀는소리

아랫목 화근네 같은 아련한 기억

머지않아 쏟아지려나

이내  목화같은 눈 발이 날린다.

 

장독대도 보리밭도 뽀얗게 덮이고

어머니는 성가셔 하시고

아버지 웃음은 하얗다

거리에 하얀토끼만 살고

발이 묶인 사람들의 두계골은 텅 비어 간다.

발자욱은 주인이 다 찾아가고

언덕은 허기져 누워있다

강은 범람하지 않았고 익사한 사람은 없다

 

오백만원쯤 수표한장 지닌것 같은 날

등고차없는 도시의 거리는

빵 빵 대는것, 삿대질, 흐르는것도 없는

보너스같은 쉼표 하나 찍은 날이다

아무도 자빠진놈 없고

기적소리만 건널목을 지나간다.

다 퍼주고 나면 하늘은 텅 비고

달도 없는 오늘밤은 어디서 새우려나.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2-13 20:15:05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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