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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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467회 작성일 19-01-01 01:21본문
오늘밤 달빛 소리가 분수처럼 퍼진다. 죄 없는 마음이 가없는 용서를 품고서 허공을 채운다.
고마운 일이다, 고마운 일이야. 자작나무 한 그루 영혼을 떨며 중얼거린다. 잎을 다 놓아 보내고 온세상이 파랗게 질려있다. 나는 잠자코 몸을 옮겨 나무 곁에 선다. 이런 선택은 나의 죄를 씻어준다.
환한 달빛이 세상에서 꺼지는 순간, 내 두 눈을 뽑아다오. 나도 이파리들 모두 내려 놓고 마음 속 단하나만을 채워넣고 싶다. 그것은, 세상을 이루는 탯줄같은 것. 그것은, 해무처럼 지향 없이 바다 위 떠도는 시원(始原)의 침묵 안에 날 눕히는 것.
이렇게 달빛이 밝은데, 엿보는 짐승 하나 없다. 세상을 치워놓은 가볍지 아니한 기도. 깨끗이 비워진 달빛 속의 그 단애.
끝이 보이지 않아서 아름다움을 간직한 부용꽃. 오늘밤 나 어디로 떠나갈까. 사위의 집들도 암흑 없는 허무에 빠져 모두 문을 열어놓았는데. 그토록 가벼운 언어. 어머니의 언어.
오늘밤 시를 써서, 달빛의 두 끝 사이에 보이지 않는 다리를 놓는다. 시는 내 마음으로부터 온 것이나, 시가 쓰여지는 순간 어머니의 산통이 있었다.
오늘밤, 저 달은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소리로 죽어가고있다. 온마음 다하여 너를 부르노니, 작고 가난한 쪽배 저어 내게 오라. 저 높은 데서 부서지는 달을, 우리 함께 겹쳐진 눈망울로 전송하자. 단말마같은 정결함으로.
댓글목록
꿈길따라님의 댓글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끝이 보이지 않아 아름다운 부용꽃의 내면
마음에 슬은 시어의 향그럼 숙성 시키어서
세상속에 올해도 나래 펼치시길 기원합니다.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감사합니다. 오애숙님께서도 올 한해 좋은 시 많이 부탁드립니다.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운영꽃부리 시인님
2019년에는 뜻 하시는 모든일 잘 되시고
문운이 활짝열리는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감사합니다. 임기정시인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선아2님의 댓글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처음엔 읽혀지지 않던 시들이 제법 읽혀지네요
그동안 습득한 성과인것 같습니다 .....ㅎㅎㅎ
자운영꽃부리시인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금 일어났어요
새해에는 좋은 날
웃는 날이 많았으면 합니다
자운영꽃부리 시인님
새해 많은 복 받으셔요^^
부엌방 올림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부엌방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올림이라는 말은 하지 마세요. 제가 부엌방님 시를 존경하니까. 이번에 시 쓰면서는 관념어들을 그냥 막 넣어 봤는데, 별로 좋은 시도는 아닌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