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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99회 작성일 19-01-02 14:16

본문

맑은 날, 강뚝을 걸으면 사기 접시 두께의 햇살을 가지마다 얹고 강물에 비춰 자세를 고치는 나무들이 보인다.


흐린 날에는 성경책 두께의 눈을 얹고 품격을 연마하던 갈참 나무 몇 그루는 가지가 부러졌다고 했다. 곧은

것으로 치면 대만한 것이 없겠지만​ 속도 없고 품도 없어 바람이 불면 밑동까지 흔들린다고 했다. 뜨는 해도

지는 해도 울음처럼 한참을 뜨겁다 가는 ​우듬지에 품은 둥지는 하늘에 헌화할 꽃을 피우는 화분이라고 했다.

가을에 피똥 발린 구근 하나 이제사 겨우 봉우리 맺은 날개가 움찔 움찔 피어나려고 한다고 했다. 날개를 활짝

꽃 피우고 하늘이 한번 흠향한 새는 동백처럼 송이째로 오래 피고 지며 땅에도 꽃을 전파 한다고 했다. 예로부터 하늘의

몸무게를 모르는 사람들은 나무를 꺽어 함부로 전쟁을 일으키며 연기를 피워 올린다고 했다. 기침을 하며 하늘이

한번 뒤척이기만 해도 늘어진 포켓 스프링처럼 분화구 속을 맴돌던 화산 연기가 삐꺽이고, 해저의 지각 판이

틀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백년도 걸리고 천년도 걸린다고 했다. 하늘을 향해 가지라는 가지는 죄다

뻗쳐 올린 나무들의 몸이 하나같이 굽고 휘어 있는 것을 보면서도 하늘을 허공이나 공중이라 부르며 축제때마다

계란 세례를 하듯폭죽을 쏘아 올리는 인간들은 참 눈치가 없다고 했다. 어둠이 오는 반구의 나무들이 가지 끝에

꽃 눈을 쥐고 불을 켜느라 문지르는 보름달은 닳고 닳아서 그믐달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가지마다 한 촉씩,  

캔들처럼 늘어 놓은 별자리에 점화하는 별빛의 테라피로 하늘이 겨우 잠들어 그 밤이 무사한 것이라고 했다.

가끔 하늘의 콧김에 별빛의 향기가 도시의 까페 테라스까지 밀려 오면 정신이 몽롱해진 화가가 미친 보랏빛

탄성을 하늘에 바치려고 귀를 자른다고 했다. 봄이 오면 목련은 백송이 불꽃을 피우고 바람 속을 걸어야 한다고

했다.  심지어 죄 많은 왕벚 나무는 생살에 꽃불을 붙이고 염비를 하며 검은 물집이 송알송알 맺힐 때까지 서 있어야

한다고 했다. 겨우내 꽃불을 들고 바람 속을 걷는 연습을 하는 사제들이 있어 사람들은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을 찾는 것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베어낸 숲은 실족한 하늘의 발자국이라고 했다. 하늘이 얼마나 육중하면

도시에는  신발 밑창 무늬가 저렇게 깊고 뚜렷하게 패이는 것인지, 위성 지도는 흙먼지 위에 찍힌 하늘의

발자국이라고 했다. 하늘이 무너진 별에는 풀 한 포기도 살아 남지 못한다고 보이저 위성은 1초도 쉬지 않고

사진을 찍어 보낸다고 했다. 오늘도 나무들은 가장 높고 뜨거운 중심에서 꽃 피운 새를 하늘에 날려 보내며

하늘이 아직 그기 있는지를 확인 한다고 했다. 한 송이 새를 투명하고 눈부신 주름이 땅바닥까지 늘어지는 

햇살 보료 위에 받아들고,


콧김 술렁이며 생기를 맡을 하늘이 없는 공간을 진공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맑은 날, 벤치에 앉으면 밤새 나무가 달빛을 떼어 새알처럼 빚은 이슬을 받아 먹으며

반짝이는 하늘의 금이빨이 보인다. 뭉개 뭉개 배 불러가는 하늘의 내장도 보인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1-14 20:21:43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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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선아2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양한 나무들의 직업으로부터
뭉게뭉게 배불러가는 하늘의 내장까지
열심히 잘 보고 갑니다 싣딘나무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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