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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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2건 조회 1,407회 작성일 15-12-15 14:45본문
오가리
이포
며칠 안 되는 볕 좋은 날 중에도
홍시만은 못해도 방년 이랄 곶감 틀다 버려진 땡감
소생할 덤인 날도 있다
그녀는 잎 다 지고 열매만 남아있는
덩그런 한 감나무처럼 감나무 집에 홀로 건조하였으나
조숙하여 되바라진 딸같이 죄면 터지는 홍시 되기 전에
감을 오래 보관하려 곶감을 트느라 분주하다
곶감 매끼가 가득 걸려서 해 바른 곳보다 걸어야 할 땡감이 더 많아
더는 걸지 못하고 마당에 멍석을 펴 놓고 널어야 했다
잘 마르도록 쪼개어 펼쳐놓으면
금세 그녀의 손등처럼 오글거렸다
때깔 좋은 명품 곶감 대신 볼품없는오가리
곶감 굴매 가득하니 돈 굴매 같아 많이 쓰이련만 늘 두루 쓰이는 건
실한 곶감 대신 감 오가리다
곶감은 귀히 여겨져 제사상엔 올랐지만, 그 뒤엔 곳간에 모셔지고
늘 식솔들 먹거리로 분주한 그녀의 손을 거친 감 오가리는
떡이며 반찬이며 당과류에까지
말랭이가 되어 소로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
오가리는 바닥에 협곡이 생기고 등에 가파른 능선이 솟아난
넣으면 무엇이든 맛 살려내는 어머니의 손맛만 같다
한겨울 먹거리엔 더욱 오묘한 소이다
덤으로 말려져 온갖 맛 다 하고도 여전히 덤일 뿐인
약방의 감초처럼 소중한 감 오가리는
한겨울 위안인 햇살 농축된 그녀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2-17 16:01:43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고현로님의 댓글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땡감 말랭이가 '오가리'이군요. 땡감 껍질 마른것과 감 말랭이를 참 맛있게 먹었었는데요.
요즘은 온통 단감 뿐이라...
잠시 추억에 젖어 봅니다. 건필하세욤^^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고현로 시인님
제글에 공감을 놓고 가시니 영광입니다.
님의 좋은글 맛나게 잘 읽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와,
새삼스러울지라도 눈 홉뜨고 읽었습니다.
중후한 모습만큼이나, 진술의 무게가 오만톤입니다.
마지막 행,
기절하겠습니다. 몰라 뵈어서 죄송합니다.
대낮 한밤중 별 총총하십시오.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활연 시인님 감사합니다.
졸작에 너무 과분한 친찬을 해 주시니 황감할 뿐입니다.
활연 시인님 시는 너무 좋아서 제가 늘 끼고 삽니다.
좋은 글 항상 부럽고 고맙습니다.
박커스님의 댓글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감상했습니다.
여기도 감이 많은 편인데
어릴적 생각이 많이 나네요.
퍼런 감을 소금에 절여서,,,^^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박커스 시인님 감사합니다.
감 말랭이 요즘 제철이지요.
건강하세요.
李진환님의 댓글
李진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반가운 만남에 즐거운 한 잔 이었습니다.
또 뵈어요.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진환 시인님 늘 그 이름 기억하고 있었지요.
정말 반가웠습니다. 네! 또 뵈겟습니다.
건강하십시오.
용담호님의 댓글
용담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포 시인님 반갑습니다
그동안에 잘 지내고 계시죠.좋은시
잘 감상했습니다.시인님의 시속에서
감 냄새가
풍겨오는 듯 합니다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감사합니다. 용담호 시인님
송년회 때 뵈었으면 했는데
아무튼 좋은 시 많이 쓰시고 언제가 될지 한 번 뵙기를 희망합니다.
산저기 임기정님의 댓글
산저기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가리 참 맛있게 읽엇습니다
후다닥 인사드리고
다시 읽어야 겠습니다
시 읽게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저기 임기정 시인님 감사합니다.
저도 시인님의 글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좋은 글 많이 쓰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