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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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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59회 작성일 19-01-1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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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잃다

귀를 건너오는 소리들은
모두 돛을 달고 왔다
돛을 밀어올리는 주체들은
나를 육지로 만들어버렸다

내 어디에 분명 해안가가 있나보다
수없이 밀려온 돛들이 머물 수 있는
그런 곶을 나는 짓지 못했는데
그 많은 소리들은 어디에 정박해 있을까

귀는 내가 바다일 수 없다고 했다
귀가 넘실거린다 귀가 출거링거린다
귀를 닫을수록 더 많이 와 닿는 소리들
나는 바다가 될 수 없다

귀와 눈을 바꾸어 읽고 싶은 오후
소리를 잃은 나에게 더 많은 소리들이
파도가 되어 바다로 난 발자국을
지우며 내게로 왔다

성난 발자국들이 발에 닻줄을 달았다
하지만 밀려오는 소리를 어쩌지는 못했다
썰물만 있는 세상이 귀를 덮쳤다
쓰나미 경보는 울리지 않았다

한번 길을 잃었던 귀는 끝까지 열지
않으려는 자세다, 잘못 연 수문에 잠긴 마을,
그 마을들을 귀는 기억하고 있었다 그 기억이
바다를 포기하라고 하였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1-21 14:21:05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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