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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에 피는 아지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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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397회 작성일 19-02-18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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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에 피는 아지랑이


탁탁탁탁 상다리를 펴 밥상을 차린다

간밤에 숨어든 보름달 상에
세상 파고들지 말고 크게 보라고
핵을 흩트리지 않는 달무리처럼
중심을 향해 식구 수대로 수저를 걸친다
수저조차 세상의 중심점을 향해
가지런히 두 손 모으고 공손하다

네 상다리로 떠받들어져 밥상이 되는 것이 아니다
제 분수를 알고
조력의 다함을 인정함이 반상이고 위대한 밥상
위대함이 별것인가
발바닥의 고마움과 부유의 시간
굴러굴러 닳은 하루가 밥알로 얽힌다

빙 둘러앉아 숙명처럼 밥을 떠먹는 행위는
몸으로 뒹군 영혼을 한가운데로 모으는 의식
둥글게 빚은 시간 안에 나열된
반찬을 하나씩 집어 등 뒤에 따라온 서로의 그림자에게 떠먹이는 것
우주 속 공동운명체임을 약속하는
달그락거리는 눈물
모래시계 병목을 통과시키는 자정 의례

지구 자전의 조짐이라도 느껴볼 수 있다면
오늘도 내일을 당겨와
밥상머리에 앉을 것이나
각방의 단면조차 가운데로 모이는 귤처럼
오늘도 그들은 밥상머리 가족인 것
의식을 치르듯 머리를 맞대고
아무 말 없이
젓가락이 서로 방향을 달리 해도 절대 얽히지 않는 배려
한 걸음도 못 되는 밀도에서 절대
머리 부딪는 실수를 범하지 않는다

밥상머리 질서는 온 땀구멍 온 머리카락을
헤아리지 않아도 살아지고
살아지는 사랑의 촉수

행세하지 않고
아늑하게 바라보는 무언의 눈길
하루를 또 살아야 해서
하루를 살아본 게 아니다

밥상 다리에 핏줄이 불끈 솟는 이유는
밥상머리에 어리는 그림자가 조용한
체온을 가졌기에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2-25 11:44:05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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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cucudaldal님의 댓글

profile_image cucudalda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첫구절의 긴장감도 재밌고요. 마지막연도 너무 좋아요. 그렇게 머리를 맞대고 밥을 먹는데도 왜 부딪히지 않는지..
재밌게 읽고 갑니다. 파랑새 시인님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쿠쿠달달 시인님.
시인님의 성실함에 탄복합니다. 발톱에 때만도 못한
졸시에 댓글 주심에, 채찍 주심에 감사합니다~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부엌방님의 댓글

profile_image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구구절절 합니다
기가 막히네요
예전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오봉상을 피고
 대여섯 식구가 오밀조밀
고등어구이  한마리 가지고 나누어 먹던
정신없이 생각않고서 말 한마디 없었지요
고등어 구이 처럼 고소하고 달콤한 시
진짜 너무 부럽습니다
파랑새가 날듯이 시원하게 읽고 나갑니다
파랑새 시인님^^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뉘엿 해 기울고 꽁치 굽는
비릿한 냄새가 온 동네를 휘저으면
그때서야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자각을 했던
참 허기진 시절이 있었죠
아무 종교도 없으면서 하늘에
빌면 다 들어주실 것 같은 생각이 지배적이던.
그 시절 밥상머리 교육은 참 따뜻했었던 기억이 ``

주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연스런 질서속에 따뜻한 체온을 가진 조용한 가족 입니다
문득 옛 추억의 밥상에 미소가 번집니다
감사합니다 파랑새님!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주손 시인님
가마솥에서 푸눈 고봉밥도 그 시절
왜 그리 나만 적게 주는 것인지 늘 성에 차지 않아
허기가 도지곤 했죠 ㅎ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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