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목련의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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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2건 조회 544회 작성일 19-02-23 11:59본문
자목련의 외출 /추영탑
내 눈에 밟힌 그녀의 모습은
하얀 치마끈에 묶인 보라색 조이개가 설핏하다
태생이 여렸으므로 우아로 치장한
한 번의 외출은 지극히 단출하였을 것인데
추위 혹은 고통을 동반하였으니
그녀의 외출을 맞이한 것은 덜 여문 봄,
그녀를 시기한 것은 숨어 도사린 꽃샘일 것이다
무자위로 퍼올린 한 바가지 바람으로 다림질한
백자白紫로 뭉클어진 드레스 한 벌
순간이 영원이었으므로 길게 늘어난 사나흘의
초침은 한 철의 길이가 되어야만 했으나
날아가는 모습으로 망새 끝에 앉아
최후를 기다리는 아름다운 외출의 마지막
참고 참느라 울음을 달래는 구겨진 날개,
시한부로 태어났으나 시공을 위압하는 우아하게
비행을 꿈꾸는 자유
그리도 정갈한 모습도 교태라
너의 외출이 끝나는 날 나는 봄빛 사유로 새로운
여행을 모의하는 것인데
그것은 네가 떠난 쪽을 숨 막히게 껴안는 것,
봄이 아파야만 하는 나의 몸부림일 것이다
댓글목록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색의 고고함과 시인의 마음속에 흐르는 봄의 교태를 읽습니다
한송이의 자목련의 개화가 봄 빛을 함뿍 부려 놓습니다
피기도 전에 이별을 생각하는 마음 애틋 합니다
마음 편한 주말 되시길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집에 백목련은 없고 자목련만 있어 자꾸 자목련의
속내를 파 헤칩니다.
한 해에 한 번 번씩 자목련과 하는 외출, 올 해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손 시인님! *^^
한뉘님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모든 짧은 것들이 주는
치명적인 아쉬움에
황홀해지는것이 아닐까하는ㅎ
같은 날
다른 봄
그 푸르름이 짙게 다가올
봄 일것 같습니다
추시인님의 격렬한 모의에
살짝 줄 서봅니다^^
백자의 드레스
놓치지 않고 담아 두겠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십시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락을 위해 펴는 날개가 있다면 목련이 아닐끼
싶습니다.
봄을 띄우는 목련의 부상이 해마다 마음 한 쪽에 아쉬움을 남기고
떠납니다.
해마다 함께하는 자목련과의 외출이 올해는
사나흘만 더 연장 될 수 있다면 온 봄을 다 털어넣어도
좋을 것 깉습니다.
바닥에 널브러진 초라한 깃털을 다시 꽂아 줄 수만 있다면,
한뉘 시인님!
풍요 속에서 몰락으로 곤두박질하는 어떤 생을 떠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목련의 외출!
봄이 도래하나 봅니다
봄을 추스리는 자목련의 눈빛은 고혹하다 못해
달빛이 내린 밤은 귀신처럼 모두를 홀리게 하지요
그러나 꽃이 피어야 봄을 느끼기에
자목련의 발길을 환영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쫓아 봅니다.
날아가는 망새의 모습으로,
주말 평안을 빌어 드립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모여 있으면 꼭 재두루미의 비상을 보는 듯합니다.
가지를 박차고 멀리 멀리로만 날아가 버릴 것 같은 모습,
올해도 목련은 왜 피는가? 대답은 못 들어도 묻고 싶어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꽃받침 잎새에 묻어나는 소담스럼처럼
살랑살랑 봄의 자락이 시향에서 연실거립니다.
늘 필묵에서 피어나는 향기가 코끝을 줄겁게 합니다.
봄이 왔군요. 자목련의 외출이 시작되었으니...
고맙습니다. 추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답다기 보다는 우아하고 현숙하게 보이는 꽃인데
그 지는 모습은 너무 초라합니다.
실밥 튿어진 치마폭처럼 너덜너덜한 게 주었던 기쁨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는 것 같습니다.
가여운 꽃... 목련 ... ㅎㅎ 감사합니다. 최현덕 시인님! *^^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희 고샅에는
희부연한 털복숭이 남바위 쓴 노인네가 혹한에
구부정하게 서 있던 걸 입쇼**
곧 도포자락 여미며 나설 터 이겠지요 마는ㅎㅎ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보는 눈이 다르니 생각하는 바도 다 다를 거라 사료됩니다.
허나 품새로 보아 비상이 꿈인 것 만은 확실합니다.꿈이 깨면
비록 추락만 남겠지만요. ㅎㅎ 남바위 건 카우보이 모자 건
기다려 집니다. ㅎㅎ *^^
선아2님의 댓글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매불망하던 마음이었을진대
참으로 기이한 외출을 지켜 보는 마음이
허공을 붙잡고 놔주질 않을것 싶은 요랑인지
안타까운 마음에 동동주 한동이 놔두고 갈터이니
한잔 하시고 몸부림 치면 좀 나을듯도 싶어......ㅎㅎ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음매, 고마우셔라. 선아2 시인님, 동동주 한 동이면
신사임당이 몇 분이 필요할 텐디요?
그 술 마시고 봄 한 철 내내 헤롱대지 않을까 심히 걱정 됩니다.
봄은 짧고 인생은 더 짧은디... 얌튼 800cc짜리 툭시발
대령 중입니다. ㅋ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