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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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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7회 작성일 19-03-1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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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구속


아무르박


섬 속의 섬, 황도로 가는 길
주인 없는 빈집마다 목줄에 묶인 개를 본다

코를 뚫어 소의 힘을 길들이고
말에게 재갈을 물려 초원의 주인이 되고
가마우지의 목줄을 풀어 물고기를 잡고
먹이로 길든 매의 꽁지에 시치미를 단다

한 점에 묶이는 죄, 무슨 형벌이 이처럼 가혹한가
길들인다는 말보다 자유를 억압하는 말이 또 있을까

빈집의 개 한 마리 그리움을 키우고 있다
그리움을 아는 주인은 빈집에 개 한 마리 키운다
빈집의 그늘보다 무거운 것은 외로움이다
빈집에 목줄이 메인 주인은 개와 함께 늙어갈 것이다
빈집에 정적은 구속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해 질 녘, 물컹한 소리의 근원을 쫓아 뒷산을 보았다
말뚝에 묶인 어미 염소가 새끼를 부르는 소리였다
주인은 말뚝 하나로 새끼를 길들이고 있었다
한 점에 묶이는 것은
기꺼이 묶이고 싶은 한 점이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3-18 14:23:3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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