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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작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7회 작성일 19-03-21 11:59

본문

너나없이 초록을 걸치고

황량한 계절을 물들이는 봄의 어귀에서

우리의 엇갈리는 동행은 여기까지

 

춥고 힘든 날들 헤쳐 나와

갈라지고 거칠어진 몸피가

겨우내 앓아온 우리의 흙빛 아픔이라서

언제까지나 이 아픔

함께 할 거라 믿었기에

미풍이 연인처럼 감겨와도

봄볕이 축복처럼 넘쳐나도 설마 했는데

 

급기야 해일처럼 밀려오는 초록 속으로

맞잡은 손 뿌리치며

너는 주술처럼 빠져들고

나의 흙빛 누추 홀로 남아 초라하니

 

삶의 깃발 뒤안길

부활의 기적을 기다리던

녹색 꿈의 잔해를 망각 속에 묻고 있는

까칠한 봄 여기 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3-27 17:06:10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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