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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에 눕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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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22회 작성일 19-04-02 14:49

본문

철길에 눕다



아침에 

목이 없어졌다, 

넥타이가 의지하던

목이 사라졌다


목을 찾아 나섰 

그림자가 끊어진 틈으로 바람이 지나갔다

선득한 틈에 목도리를 밀어넣고

담배꽁초가 밀려난 옥상과

비운만큼만 출구를 보여주는 터널을 수색하다

단물 빠지자 버려진 껌을 만났다

이빨 사이의 마지막 간극과

맞물리던 동료의 안부와

푸, 버려질 때의 체온을 낱낱이 기억하는 껌의 쫄깃한 미련은

씹히기 전 각잡힌 생이 그립다고 투덜거렸다


껌이 주인을 버릴 수도 있는 거지 

뜨거운 쇳물이고자 철로를 베고 누웠다

댕강 목이 잘리고 사람들은 잊었다

미리 써둔 유서가 등껍질을 열어놓고

마그마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두고 나온 것은 없는지

 

땅거미를 지탱하는 도시의 지하 

개미허리의 잘록한 잠적처럼

도시를 떠받치는 무덤은 분실물센터에 쌓이고

분향 행렬은, 끝이 없다

 

암수 없는 화장실에서 한 여자가 소변을 보며

남는 손으로 목을 붙이고 있어

뛰쳐나왔다, 사람들은 모두 거울 앞에서 목을 업고 두리번거렸다

거울 뒤에서 목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빛이었다는 빛에게 물어

평생을 누워 지낸 발자국을 믿기로 했다

완벽한 배신을 믿기로 했다

 

핸드폰 바탕화면에 사는 가족은 영원히 웃는다

집 앞 전깃줄에 새까맣게 앉은 까마귀는 날개가 돋자 목이 쉬었다

수상한 대열을 깨지 않는 견고한 빌딩은 침입자를 안에 두고

주인을 내몰아 밖, 거울 앞에 세웠다

 

서로, 목을 내놓지 않고는

한 발짝도

집에 갈 수 없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4-10 16:13:55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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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불확실한 세상이 옥상으로 내몰고
내뱉어진 껌딱지 같은 인생은 지하철로 가 눕고.....

아침마다 목을 확인하느라 넥타이를 매는데
그 목을 먹여살리는 옥상공간과 지하.....
술을 더 마셔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석촌시인님~
밋밋한 침묵을 음미하는 아침입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목만 읽으면 좀 섬뜩합니다. ㅎㅎ
따지고 보면 모두가 목을 잃었거나 말을 잃은 사람들
자신이 목인지 목이 자신인지도 모를 허상을 찾아
헤매는 군상들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비유가 날카롭습니다. ㅎㅎ 파랑새 시인님 *^^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가는
내가 아닌 내 같은 나~~

시가 우발적으로 발작하는 지금...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걸음하셔서 어깨를 툭툭 쳐주셔 감사합니다~추영탑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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