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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태어나도 나는 고향이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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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3회 작성일 19-04-07 20:08

본문

서울에서 태어나도 나는 고향이 그리웠다


아무르박

배도 없다 갈매기도 없는

갯내 물씬 나는 항구가 그리우면

빨간 다라이 장사꾼의 흥정 소리가 신명 나는

서울하고 노량진 수산시장으로 달려갔다


콘크리트 바닥에 숭어가 뛰놀고

꽁치 고등어 자반 한 손이

갈치 동태 뱅어 한 무더기가 흥정했다

덤으로 홍합 한 소쿠리

그래, 그만 눈을 감자 결심이 돌아서면

광어 우럭 도다리 낙지 해삼 멍게 개뿔

지갑이 가벼운 셀러리맨이다

속을 훤히 보이는 어항은

산소호흡기에 연명하는 바다가 흘러넘쳤다

날마다 장날인가

그래도 배 떠난 항구에 갈매기만 남는다는데

선어 한 접시를 사면 매운탕거리를 싸주는 인심이 좋다

한번 길을 내면 또 물어물어 가게되는 거미줄의 골목 식당으로 찾아든다

야채를 사면 차려주는 상차림에 소주가 석 잔

비린 맛을 씻어주던 바지락 칼국수


풀어놓은 넥타이

소매를 접어올린 흰 와이셔츠

옆구리에 상위를 꿰차고

뒷굽은 달아 거들먹거리던 개다리 팔자걸음

서울에서 태어나도 나는 고향이 그리웠다

타향살이 서러움도 있었으랴마는


다시, 일요일 한낮에 노량진 수산시장


둘 넷 여섯 여덜 열

만원에 열 다섯마리라 하더니

물가자미가 이 만원에 서른 세 마리가 담겼다

폐허의 상흔만 남은 노량진 구 시장에

동력을 잃어버린 노인들만 남았다


옛날이 그리워서 찾아왔어요, 그 말에


노인은 연신 머리를 조아린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또 오세요

세다가 잊은 것인가

묶어놓은 비닐봉투를 풀고 두 마리를 더 담았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4-10 16:59:5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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