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우울할 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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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9건 조회 732회 작성일 19-04-09 13:23본문
광학 현미경을 보던 그녀와
소백산 천체 관측소를 다녀온 내가
전자 렌지에 2분 30초를 돌린 햇반을 하나 씩 놓고 앉는 저녁,
뜨겁게 부푼 쌀알이 수억경 세균들의 별인 그녀와
과열된 지구가 밥티끌 같은 내가
한 조각 김 위에 햇반을 놓고
한 조각 김을 햇반 위에 얹으며
씹으면 씹을수록 배율이 커져 가는 절망과
점점 점이 되어가는 희망을 씹어 삼킨다
바늘 구멍에 일곱마리 약대와 세 그루 야자수를 조각한
초 미세 조각가의 바늘 구멍에 남은 여백으로
실낱 같은 바람이 불어오면 잠시 가봉 되는,
햇반을 덮은 김 조각, 햇살을 가린 어둠,
김 조각에 붙은 햇반, 어둠을 싸서 한 입에 넣는 햇살,
개다리 소반 위에 쌀알을 뿌리고
아직 뜨거운 허기에 앉혀지지 않은 시간을 내다보는
천상 선녀의 속눈섭에 마스카라처럼 뭉쳐 있는 어둠이
압축을 풀며 번지는 순간을 용서라고 부르자
우리를 용서하는 것이 신의 가호가 아니라
우리의 속눈섭 끝에 목숨처럼 매달린 눈물이라니,
별과 먼지가 뜨거운 햇반을 마주 두고 만나는
둥근 식탁이 눈물 방울 이라니
더 투명하고 볼록한 대물 렌즈를 깍아내느라
그렇게도 자주 눈꺼풀이 깜빡였다니
그녀는 종일 틀어박혀 광학 현미경을 보고
나는 혼자 차를 몰고 소백산 천체 관측소로 간다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근원과 미래를 내다 보는 다른 입장에서
멀리보는 것은 같은
세세함이 부서진것과 세세함이 뭉쳐있는 것과
돌아서 같이 만나 합치는 어떤 같은 방향을 보는 것이 왠지
쓸쓸한 감정
모든것은 별들에게 물어봐라는 어떤 눈물같은 외로움이 번지네요
싣딤나무 시인님
즐거운 하루 되셔요
싣딤나무님의 댓글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지는 유리 천정 같아요.
그쪽으로 지식이 일천해서
쓰고 싶은데로 쓰여지지가 않네요.
무지무지 검색 많이 해서
ㅋㅋ 유식한체 하고 싶은 것은 아니고
현미경을 보는 사람과
천체 망원경을 보는 사람,
그냥 안경을 끼고 사는 사람
그냥 맨눈으로 사는 사람이 보는
세상은 다 다른 것 같아서
?????&*^(%$%#
싣딤나무님의 댓글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신봉선이 말했죠? 뭐시라 씨부리샀노,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고 보니
등산로를 벗어나고 올랐던 기억 바위틈 잡고 있는데
위에서 하늘 말
"앗따 호로 쌍껏들 의찌 올라 왔 쓰까이"
하길래 떨어질 뻔했어요
올라가서 한참을 웃었어요
월출산이었네요
삼십년이 지났는데요
너무 웃깁니다
왜 이말을 쓰고 싶은지 아이고^^
싣딤나무님의 댓글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ㅎㅎㅎㅎㅎㅎㅎ
가끔 술을 마시고 시라고 하는 글 뭉탱이를 읽으면
신봉선이 생각 납니다.
전 갠적으로 시 같은 사람은 별로 입니다.
앗싸리하게 깨놓고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을 좋아하죠
둘러서 말하고, 속을 알수 없고,
뒷통수 치는사람 질색인데
시는 그래야 좋은거라하니..
ㅎㅎㅎㅎ 일케 넝담하니까 조쿤요.
싣딤나무님의 댓글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ㅎ 님 때문에 진짜 오래 간만에 크게 웃습니다.
너무 잘 익어서 쩍 금이 간 수박처럼 웃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근대 저는 시 제목만 딱 봐도 주방님
시인줄 알겠습디다. 현미경도 망원경도 보지 않고
맨눈으로 헤딩하는 것 같은,
싣딤나무님의 댓글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헉, 내가 내게 댓글 주렁주렁 달고,
자위 행위하다 들킨것처럼 넘사 칠갑입니다. ㅋㅋㅋ
인생만세님의 댓글
인생만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과학과 문학 사이에서 헤맵니다.
크 이렇게 식탁분위기를
풀어놓으실 줄이야!
잘 읽고 갑니다. 싣딤나무 시인님!
싣딤나무님의 댓글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생만세님! 답글 늦어 미안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