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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붕어의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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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작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1회 작성일 19-04-23 19:20

본문

나를 응시하던 금붕어가

지느러미를 세우며 생각을 걸어온다

 

투명한 유리는 허상의 벽

당신을 포함한 당신의 배경

나무와 숲, 구름과 하늘은

그냥 스쳐 가는 환상일 뿐이라고

영원히 닿을 수 없는 허상이라고

 

정갈한 자갈, 부유하는 먹이와 공기 방울들

나를 에워싼 어항 속의 세상이

보이는 만큼의 진실이라 쉽게 말들 하지만

비늘에 와닿는 물의 촉감과

유리 벽을 넘지 않는 사유의 틀은

어항 속에 지느러미 휘저을 힘을 분사하지

 

물 없는 공허는 허구라며

나의 공감을 청하듯 비늘을 반짝인다

 

나의 허상은 당신의 실상일까?

내 삶의 가치는 당신의 기호에 뿌리내린 걸까?

 

사유의 틀 안을 부유하는 것은

근원을 맴도는 의문부호가 아니라

먹이와 공기 방울을 포착하는 투명한 시야라고

 

유리 벽은 진리의 투명한 한계이고

패러다임의 전환은 어항 속 실존의 소멸이라고

꼬리를 저으며 금붕어가 돌아선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4-29 16:16:3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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