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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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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207회 작성일 15-12-18 09:56

본문

 

하얀 침묵/활공

 

 

앙상한 가지마다 그 여름의 열병들이
털어내지 못한 세월의 쓰린 기억을
가슴에 주섬주섬 모아서 삭히고 있다
삭풍에 사그락 소리를 내며
긴 겨울의 침묵을 지켜만 봐야한다
잘려나간 가지마다
몇 굽이 옹이를 만들며 아물지 않는
회한으로 남는다
쉽지 않은 계절 흐트러짐 없이
아픈 상처 어루만지고
놓지 않으려는 여린 가지들의
하늘을 향해 손짓이 애처롭다
갈라진 껍질 속
보이지 않는 생명이 잠든 방 안
하얀 침묵 어두운 그늘에는
붉은 봄을 기다리며 꿈틀거린다
이슬 한 방울 사라진
나목(裸 木)의 허허로운 마음에
무언가 남은 이야기들이
어지럽게 휘날리며 질기디 질긴
삶의 애환들이 햇살 아래 중얼거린다

간 밤에 삭풍은 칼날처럼

가슴으로 파고들어 너덜너덜한

삶의 생채기들이 뻐덕뻐덕 얼고 말았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2-22 12:22:34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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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金富會님의 댓글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갈라진 껍질 속
 보이지 않는 생명이 잠든 방 안....................네 ...그렇습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생명은 생명에 의지해서 살아간다.......
우리가 식량을 얻는 것 역시 공존의 범위 안에서......
침묵의 소리 잘 듣고 갑니다.활공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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