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내리는 호숫가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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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280회 작성일 15-12-18 22:07본문
눈내리는 호숫가에 서서
속눈썹 같은 목책을 두른 커다란 눈망울 안으로 곡선들이 쏟아지는 풍경을
나는 너의 표정으로 들여다 본다
이렇게 가벼운 것이 어찌 지상으로 내려오는지 아름다워
서로 닿을 수 없는 사랑으로 흩날리던 시차의 어지러움
모두가 타인인 것 처럼 뿔뿔이 흩어지던 바로 그 오후
나는 하염없이 너의 각막 아래 검은 심장 안으로 가라앉았으므로
곡선들이 내게로 다가오던 그 황홀한 느낌,
네가 녹는 순간의 전율을 설명할 길이 없었던 것이다
아 이 시원함이라니!
나는 눈내리는 호숫가에 서서
너의 곡선을 물의 차가운 표정이라 이미 오래 전에 고백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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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시꾼♪님의 댓글
시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요의 풍경에 풍덩 빠져봅니다
호수(눈망울) 주변 풀들의, 나무들의, 잔잔한 흔들림을 속눈썹으로 목책으로 연결한 것이라든지 그 광경을 화자의 내가 아닌 대상의 표정으로 바라보는 삼투압적인 서술 ...한마디로 좋습니다 ^^
가만히 앉아서 펑펑 쏟아지는 곡선들의 장엄한 한 장면의 영상을 감상하는 것 같아서 그저 고맙습니다
사뭇 낯선 표현으로 써낸 연서 한 편
잘 감상합니다 ! 그믐밤님
그믐밤님의 댓글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애정어린 시선으로 촘촘히 봐주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 시꾼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