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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덕 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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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02회 작성일 19-06-18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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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덕 부락



하루에 두 번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마을버스가 들어오던 내 고향 마을
열 아름 남짓한 느티나무 정자에 모여
마을 사람들 노래자랑 하던 곳
명절이면 앞마당에 장닭 목을 비틀어
성찬을 준비하고 더러 목이 짤리고도 날뛰던
장닭 잡느라 혼비백산하던 곳
버스 사고로 죽은 작은 삼촌과 함께 송이버섯
찾으러 종일을 누비던 여항산이 뒤로 서 있던 곳
그 여항산 산정에서 출발한 시냇물이
동리와 논밭과 함안 들판을 휘감아 흐르던 곳
노을 지는 들녘에서 바람 빠진 축구공으로
허벌나게 축구를 한 뒤에 큰 다라이에서 출렁거리던
막걸리를 조롱박 채로 퍼마시던 곳
덜덜거리는 경운기에 앞뒤좌우로
포도 송이처럼 매달려 수박밭 서리하러 가던 곳
방학 때면 축구 시합하러 여항 중학교에 모여
한번 이겨 보자며 뜀박질 쌈박질 먼지나게 하던 곳
그렇게 실컷 지랄 염병을 떨고도 운동장에
쭈루니 앉아 콜라 사이다 마시며 멋쩍은 웃음 짓던 곳
나보다 촌수가 높았지만 그냥 친구 먹었던
현종이랑 책 읽고 팝송 들으며 고구마 먹던 곳
현종이 옆집에 살던 경숙이랑은
비포장도로 위의 흔들리는 마을버스 안에서
뻘개진 얼굴로 쳐다보다 마음만 마구 쿵쿵거리던 곳
술병으로 돌아가신 아버지 묻은 선산 등성이마다
들국화 드문드문 피어 있던 곳
한번씩 고향 사람들 모르게 다녀오던 곳
그 때마다 함안 들판의 냇물이며 여항산이며
동구 밖 작은 할머니 댁이 눈에 아려 오던 곳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곳
재개발 한답시고 중기차 소리 요란한 곳
올해는 꼭 한번 둔덕에 다녀오자꾸나 하시는
늙으신 어머니의 말에
몰래 다녀왔다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어
공사장이 되어 트럭들만 뻔질나게 들락거린다는
말을 차마 할 수가 없어
장닭이며 병아리들 대낮의 햇살 쬐며 거닐던 옛 마당엔
노가다 공구며 자재들 산처럼 쌓여 있다는
말은 더욱 할 수가 없어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6-20 09:27:2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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