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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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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36회 작성일 19-06-2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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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여름 풍경




맘에 드는 옷이 없다고

옷장을 열 때 마다 아내는

입이 나온다


새삼 눈이 커져 바라보면

그때 마다 조금씩 굴곡이 흐려진

뒷모습


꽃은 작년옷 그대로 입고 나와도

볼 수록 그래도 예쁘다


옷 한 벌로 꽃 보다 더 눈부시던 아내

꽃이 모르는 뜨거운 부끄러움

한 구석 그늘 조차 없던 달콤한 갈증


굴곡은 흐려졌어도 여전히 설레이는

푸른 지도 달달한 종착역

처음 그 옷


벗고 나와야 정말 보이는 그 옷을

한 남자의 자유를 몽땅 털어 얻은 그 옷을

아직도 아내는 입고도 모르고


옷으로 해마다 옷을 가리는데


성급한 초여름 어스름

바지를 벗어 던진 선풍기 앞

뽀얗게 희미한 오래전 그 옷


멀리서 달려온 밤꽃 냄새

숨이 찬 듯 아랫녁에 움칫 주저 앉는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6-25 09:05:01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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