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막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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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510회 작성일 19-07-19 22:33본문
개펄이 나를 따라옵니다. 보이지 않는 달이 너무 가까운 탓입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그 거리에 있기에, 우리는 한번도 서로에게 말을 걸어 본 적이 없습니다.
진흙 위에 송송 뚫린 구멍 속으로 내 손을 집어넣어 봅니다. 재재바르게 도망가는 하늘의 족속들. 섬 안으로 들어가는 파도의 문이 열립니다.
아직 한여름 열기가 어리둥절한 담벼락들. 무궁화 숭어리 숭어리 매달린 가지. 투명한 진딧물들이 둥그런 꽃의 혼을 들이마십니다.
그 낯선 담에 걸린 문패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나는 오늘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습니다.” 읽을 수 없는 것들이 파도 속에서 요란하게 흔들립니다. 멀리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아이는 떠나갔습니다. 저 개펄 진흙 속으로.” 하늘이 형체를 잃도록 투명한 목소리로 나는 속삭였습니다. "저 개펄이 가장 매운 주홍빛으로 물드는 순간, 나도 저 진흙 속으로 뛰어들어 그 아이의 남은 뼈들을 줍고 싶어요."
"양귀비꽃닢을 씹어 본 적 있습니까?" 나는 한없이 쭈욱 뻗던 길이 갑자기 끝나 버리는 낭떠러지 끝에 섰습니다. 가장 영롱하게 빛나는 뼛조각을 누군가 내 몸안에서 끄집어내는 것이었습니다.
진흙 위에 송송 뚫린 구멍 속으로 내 손을 집어넣어 봅니다. 재재바르게 도망가는 하늘의 족속들. 섬 안으로 들어가는 파도의 문이 열립니다.
아직 한여름 열기가 어리둥절한 담벼락들. 무궁화 숭어리 숭어리 매달린 가지. 투명한 진딧물들이 둥그런 꽃의 혼을 들이마십니다.
그 낯선 담에 걸린 문패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나는 오늘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습니다.” 읽을 수 없는 것들이 파도 속에서 요란하게 흔들립니다. 멀리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아이는 떠나갔습니다. 저 개펄 진흙 속으로.” 하늘이 형체를 잃도록 투명한 목소리로 나는 속삭였습니다. "저 개펄이 가장 매운 주홍빛으로 물드는 순간, 나도 저 진흙 속으로 뛰어들어 그 아이의 남은 뼈들을 줍고 싶어요."
"양귀비꽃닢을 씹어 본 적 있습니까?" 나는 한없이 쭈욱 뻗던 길이 갑자기 끝나 버리는 낭떠러지 끝에 섰습니다. 가장 영롱하게 빛나는 뼛조각을 누군가 내 몸안에서 끄집어내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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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으아 ! 너무 좋아요
이런 감격 같이 따라가고
싶은 그림자 이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강화도 동막해변에 어제 갔다 왔네요. 해수욕장 을씨년스런 풍경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붉은선님의 댓글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에 담기는 모두를 시향으로 바꾸어 놓으십니다~~~
좋은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시인님~~^*^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과찬이시네요^^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붉은선님의 시, 잘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