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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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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34회 작성일 19-07-3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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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잠자리



 


이슬 축축한 새벽 논둑을 걸으면

새파란 벼이삭 위

흠뻑 날개 젖은 잠자리 매달려 있다


초롱 초롱

이만개가 넘는 겹눈과 홑눈

마을 입구 까지라도 환하지만


코 앞 까지 다가가 꼬리를 잡히도록

달아날 수가 없다

손가락의 미필적 고의를 피할 수가 없다


다만 한 줌 햇빛이면 달라지는

생과사의 어처구니


저무는 요양병원 창 곁으로

저벅저벅 다가오는 발자욱 소리

자꾸만 손가락 끝 가까웁다는 듯


눈을 감고도 끊임없이 낮은 신음 소리

쏟으시는 엄마

다만 햇빛 한 줌이면 금방 날개를 펴시려나


푸른 하늘 밟으시려나


축축한 침대 밑 손을 또 넣어 본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8-01 09:40:02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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