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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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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91회 작성일 19-08-30 00:32

본문




안개꽃 속에 빈 집이 보인다. 


손으로 잡히지 않을 허공 속에 그대를 앉혔다. 


세상의 빛이 그대에게 온통 모여든다. 


바람의 책 속에 그대의 시가 있다. 


쉴 새 없이 날아가 버리는 활자들 속에 그대가 정지해 있다. 


갈잎이 자꾸 귓속으로 들어온다. 

그대여 살아 있으라고. 

그대여, 포도송이 보랏빛으로 익어 가는 푸른 밤, 세상을 향해 높은 계단을 함께 올라가자. 

올라갈수록 그대의 손은 차가워진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갈잎들이 바람에 몸부림치는 소리가

우리 망막을 찌른다.

빛! 빛! 우리 짧은 삶 속에 그것은 항상 고요했다. 


물거품처럼 부유하는 시간 속에 빈 집이 보인다. 


우리가 흘러 내는 수정액 속에 등나무 덩굴이 뻗어 나간다. 높은 담장은 늘 우리에게 아무 말이 없었다. 


그대가 나에게 섬이듯이, 나는 항상 나에게 빈 집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밤이었다. 


길이 닫히고 바람 한가운데 빈 집의 문이 열려 있다. 나는 그대가 얼굴을 가리고 내가 결코 알 수 없는 그 어떤 표정으로 경계 바깥으로 떠나갔던 시절을 기억한다. 

빈 집에는 싱싱한 잎이 굴러 다니는 정원이 있고 날개 잘린 새들이 흐느끼는 침묵이 있고 거미줄에 무지개가 붙잡혀 산 채로 씹혀 먹히는 황홀이 있다.     


아주 작은 몸짓으로

내게 등 돌리고 있는 개똥지바귀새.


그대가 빈 집을 향해 빈 집으로부터 떠나간 날, 

안개꽃 속으로 멀리 물러 가는 바다가 엿보였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9-02 12:47:42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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