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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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285회 작성일 15-12-21 08:13본문
시집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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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배달된 시집을 읽다가 첫 페이지부터 내 마음의 강을 흐르게 했다가 나의 눈 속에 집을 하나 짓고 말았다 깊고 맑은 물속에서 시어를 가득 잡은 시인 한사람이 걸어 나온다 퍼득이는 시어를 잡은 손에는 내가 미쳐 보지 못했던 시어들이 비늘을 반짝거리면서 결코 숨 쉬는 것을 멈추지 않는 생명력으로 나의 강을 더 거세게 흐르게 했다 저 손안에서 살아난 시어를 요리할 때마다 시의 문이 열렸다 닫히곤 한다 한 꾸러미의 시집이 나의 집안에서 살림살이로 놓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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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세하게 관찰되고 구분지어진 문장 속으로 창백한 얼굴을 가진 그 시인이 걸어 나온다 탈고의 고심 불지펴 이 빠진 한 줄의 행간에 소복하게 고친 말로 몇 줄의 가득한 한 페이지에 둥근달이 환하게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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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이 씻어놓은 조약돌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있는 시어들이 지느러미를 바짝 세웠다가 물살의 소리에 시인의 심성을 풀어 놓은 시의 바다로 가는 길이 시집 속으로 들어 앉는다 그 시인의 시어 몸짓이 바다를 더 거칠게 파도친다 한권의 시집을 완성해온 그 시인의 재료가 나즈막하게 또는 높게 퍼덕거린다 간간히 들려오는 집의 소식은 가슴 속에서 맑은 물로 심장을 행구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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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의 마음을 사로잡은 시어가, 시의 행렬이, 시의 물살과 뼈대와 집과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져다주러 직접 시인님께 걸어간 그 시인이 궁금해집니다.
연일 쏟아놓으시는 시편마다 마음이 뜨거워집니다.
시쓰는농부님의 댓글
시쓰는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런 시집 한 권 남기고 갈 수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 수 있으련만. 초보운전님, 이제 詩운전이 중형차는 문제 없겠고
곧 대형 화물트럭도 모시겠네요. 화이팅.
동피랑님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살아 움직이는 시집이군요.
즐거운 한 주 되세요.^^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이렇게 읽어주시는 이가 있다면
그 시인 행복하겠습니다.
힘찬 한주 넉넉한 나날 되십시오.
초보운전대리님의 댓글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제가 요리 해먹는 시 동파랑님 활연님시도 포함되지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