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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 은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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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483회 작성일 19-09-21 00:04

본문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어릴 적 나는 그 쪽배에

너를 태웠다.

너는 허공 속을 관통하는

투명한 철로가 보인다고 웃었다.

높은 첨탑 꼭대기까지 가장 먼저 기어올라갔던 것도

너였다.

임신한 배를 안고

어린 소녀였던 네가 고개 너머 사라져갔던 것도

다 은하수 안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몸부림치는 풀들이 덮은 고개였다.

좁은 길 양옆으로

시체들이 쌓여 산을 이루었다.

하얀 쪽배는 닻 내릴 곳이 없어 서쪽으로 흘러가고,

모습 잃은 너는 어제보다 조금 더

검은 지평선을 복숭아뼈 가까이

끌어올려 덮었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아기 포대기 속같은 은하수.

유예된 꿈이 너무 많아서,

나는 밤이면 언덕에 올라

거대하게 운행하는 은하수를 보며

그 속에서 풍선처럼 부풀어오른 네가

떠오르길 기다렸다.

배가 부풀어오른 쪽배 타고

귀가 먹먹하도록 정적이 요란하게 쏟아졌다.

 

높은 담을 더 높이는

달빛 속

목소리 키운 등나무 넝쿨.

부러져 버린 은빛 손톱이

뱃속의 아이에게 세례를 사정(射精)하고 있었다.

기차는 오지 않았다.

진흙 속으로 조금

가라앉아 버린 내 발목.

과수원집 꼽추개에게 종아리를 물려서

거미같이 생긴 붉은 반점이

창피하다던 그 달빛은 

어느 나뭇가지에 걸려 곱게 

풍화작용하고 있을까.


상수리나무가 오늘밤도

키를 높인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9-26 13:41:32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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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꿈길따라님의 댓글

profile_image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 만에 들렸습니다
서로 메일 주고 받은 때
엇그제인 것 같았는데..

일 년이 개눈 감추듯
훌쩍 넘어가고 있기에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해넘이 가을 녘입니다

일취월장하는 모습이
눈부심으로 미소 해
이 가을이 아름답니다

늘 건강속에 향필하소서
이역만리 타향에서 은파`~*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오랜만에 뵙네요. 이역타향에서 추석은 어떻게 보내셨는지 공금하네요. 이제 여기는 완연한 가을입니다.

건강은 어떠신지요. 건강 유의하십시오.

꿈길따라님의 댓글

profile_image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댓글이 [시작노트] 되어 시조 방에 엇시조 올려 놓겠습니다.

http://www.feelpoem.com/bbs/board.php?bo_table=m25&wr_id=7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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