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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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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9회 작성일 19-09-28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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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물이 조올졸 바닥에 흐르는 어시장에서 

千姬를 만났다. 


그 千姬의 할머니의 할머니가 모래밭에서 

소금기 쌓인 허연 귀밑머리 맨발로 

바지락이니 작은 게니 하는 재빠른 것들을 소꾸리에 줍던 소녀였다는 것을

그녀는 모른다. 


그 千姬의 할머니의 할머니가 

산호초 사이를 지느러미 살랑살랑 매끄러운 가슴을 물살에 내맡기며 

끝이 예리한 불가사리 조각이며 입안이 날카로운 톱니로 가득한 곰치며 

베인 자국으로 푸른 즙 흘리면서

종아리 위 초경혈의 비릿한 향기가 다수굿이 일그렁이는 석양 뜨거운 젖꼭지까지

내 애인이었던 것을 그 천희는 몰랐다. 


아직 팔딱거리는 꼬리가 오렌지빛깔 지도인 

맑고 차가운 물 안에서 작은 게 크기만한 어린 것이

아직 채 똑바로 걷지도 못하고 

어머니 치마를 꼬옥 붙잡고   

반짝거리는 검은 눈망울로 옹알이하듯 나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빼빼로를 부럽게 쳐다보는 그 어린 千姬가 

자라 바다만을 바라보며 미역오리처럼 말라죽어갈 것을 안다.


멀리 에메랄드빛 호흡을 하고 있는 바다가 어린 千姬의 폐안에 침범한다. 

그녀는 뜨거운 폐렴을 황홀로 받아들이며 작은 수조 속 청록빛 공간으로 부끄럽게 숨는다.    


씹으면 잠들듯 죽는다는 양귀비꽃이 아직 소녀였을 무렵 

그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가 아직 소녀였을 무렵 

바다를 기억하고 있는 나는, 

千姬가 지금 나지막하게 흥얼거리는 노래에서 

매일 푸른 파도를 게우고 있는 암초에  전설조차 못 될 간절한 그녀들의 빨간 살점이 

망각의 비문(非文)으로 바위 결 따라 

손톱 빠진 따개비처럼 따각따각 붙어 있음을 듣는다.


내가 어시장에서 만난 그 千姬는 맨발이었다. 

바른 손 중지손가락을 누군가에게 잘라주고,

남은 손가락으로 몇장의 푼돈을 기쁜 듯 세고 있었다. 

그녀가 지나간 자리에 떨어진 비늘 몇개

파란 하늘이 빙빙 돌며 비치고 있다. 

바닥을 흘러가는 맑은 물에 자꾸 지느러미를 파닥거리는 그 千姬

내가 저를 바라보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비명지르는 생선을 도마 위에서 턱턱 칼로 자르면서 

무지개같은 사투리로 웃고 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10-01 13:29:32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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