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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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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30회 작성일 15-12-21 13:10

본문

소통의 역설

 

이영균

 

 

간헐적 흐름, 그가 바리케이드를 친 것이다

 

웅성거림이 점점 가물거리다 아득히 사라진 대로

좁아진 출구에 홀로 갇혀버렸다

빛이 느껴지면서 아득한 정신 너머로 장비 소리가 들린다

굴착기도 기중기도 아닌 듯

바리케이드를 해체하는 작업이 끊임없다

 

동굴인 듯 악취가 진동하는

도심의 복개 천

사방으로 유입되는 오. 폐수

공기나 빛의 역할이 차단된 죽음의 강이다

 

강 하구를 막아선 듯

유속을 느낄 수 없는 땜, 숨이 막힌다

죽은 물의 비늘이 퇴석층을 형성한지 이미 오래여서

한없이 빠져들어 머리카락도 보이지 않는다

미생물들이 몸을 먹어치운다

 

지난번 음주단속과 불법 군중집회로

시간이 혼잡을 이루던 그때도

광우병 방역 그때도

길도 아닌 길로 빠져나가느라

만신창이가 되어 머리에 철갑을 썼다

 

흐르고 싶다. 살고 싶다

바닥까지 가라앉은 숨통에 산소를 공급한다

한동안 혼탁한 오해와 앙금

사라지고 있다 정화되고 있다

 

장비들이 돌아갔다

침대 위에 수선된 동맥 반쪽을 폐쇄한 채

오염된 숨과 주독을 내뱉는다

동맥경화증이 잘려나간 혈관 속으로

새로운 물길이 자리 잡는 중이다

 

 

* 지인의 병실에서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2-24 10:39:37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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