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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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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94회 작성일 19-10-2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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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나무

                            대최국

나무들이 시월의 언어로 대화 문을 열었다
그 문으로 붓을 든 새들이 바쁘게 드나들었다
시월 나무들의 비밀 약속을 알고 있는 새들은
붓을 놓고 싶은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그걸 먼저 알고 시월 나무가 나이테에
숨겨놓은 첫사랑 이야기를 슬쩍 흘렸다
귀 밝은 감나무가 가지마다 이야기를 저장했다
길이를 늘이기 시작한 가을밤에 감들은
눈물에 빠진 사랑 이야기를 하나씩 건져 올렸다
그리고 홀로 붉어졌다 감나무는 새들이 물고 간
발자국을 찾기 위해 잎을 먼저 보냈다 돌아오지
못 할 길임을 알지만 잎들은 기꺼이 길을 나섰다
잎들이 들고 올 이야기가 궁금한 감은 매년
하늘 끝에 몸을 달았다 길이 새로 나고
시간이 길을 기억하지 못 하더라도 그의 발걸음이
옮겨간 방향을 아는 마음은 감과 함께 피고 졌다
오늘도 나무들이 그 때의 시월 언어로 대화를 시작한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10-31 15:28:12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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