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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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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한병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536회 작성일 19-11-05 16:52

본문

사다리

 

사다리 둘러메고 사내가 간다

사내는 사다리의 중심

사다리의 양끝이 허공에 있다

 

사다리 길로 허공이 올라간다

허공은 사내의 중심

길이 되지 못한 허공은 불안하다

 

기우뚱, 사다리가 흔들린다

허공의 중심도 휘청댄다

길이 휘어졌다가 펴진다

 

허공으로 오르는 수직의 길이

사내의 어깨 위에 누워

흔들흔들 중심을 잡는다

 

사내는 길을 어디다 놓을까 살핀다

균형을 잡아주던 두 다리가

쭉 뻗어 사다리가 된다

흔들거리던 길이 중심을 잡고 일어선다

 

사내는 오늘도 수십 번

길을 걸었다가 길을 걷어낸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11-11 15:02:28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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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전엔 집 지을 때 사다리 타고 일하는 사람을 보았는데
위태위태 하면서도 잘 일하는 걸 본적이 있어요.
사다리 타는 모습 본지가 오래 되었네요.
사다리 하나로 이런 근사한 시를 쓰시다니
예전 시인님의 필력을 다시 보는 듯 기쁘네요.
근사한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오랜만에 뵈요.^^
늘 건필하소서, 한병준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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