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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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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화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56회 작성일 19-12-29 10:22

본문

물의 집

 

 

 

해오라기가 날던 여름을

두고 왔어요

지금은 겨울이니까요

겨울은 늦은 아버지처럼

어두워요

한 낮인데요

바람의 방향을 견디려

회갈색 깃털 하나가 부풀어요

부풀다가

빈 집은 흔들려요

소란한 한 때를 맞아요

챙기지 못한 세간들

서걱여요 풀에 지은 작은 집

풀에 지은 기억들

땅이 아닌 무게로 서 있던

비의 직선이

구름을 낳고 떠난 창

서걱이며 다시 열려요

울타리 너머 맨발의 어머니

서 있어요

겨울이에요

해오라기가 날던 여름을

두고 왔어요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1-03 15:41:45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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