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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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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13회 작성일 15-12-22 11:35

본문

겨울 안개

 

나의 겨울이 너무 썰렁해졌어요

외로운 그 공간에 안개나무 한그루 심었어요

눈앞이 뿌여게 변하는 열매를 먹고 나서

겨드랑이에 솟아 나는 봄의 날개를 친구로 삼았지요

나무가 말을 뿜어내자 노래방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처럼

겨울새벽은 안개의 몸에 더 밀착된 공간으로 다가왔지요

안개는 고양이 등 부풀리듯 뿌연 연기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요

겨울은 쓰걱 거리는 단절음의 향기와 슬픈 비음의 안개로 노래를 하고 있어요

노래들은 제 음정 박자를 몰고서 산 중턱 너머가 고향인냥 그쪽을 향해

안개띠를 던져 놓고 있어요

그 노래에 이끌려 아무도 모르게 안개 속으로 걸어가니

걸어 다니는 발자국 소리들이 전부 모여 뒤따라 오내요

안개 품에는 꼬물꼬물 거리는 세상의 이야기들도 모여 드네요

안개 열매 속으로 빈 가슴을 지닌 사람들이 들어와 매달리고 말았지요

답답해진 폐는 장대로 감나무 치듯 호흡을 몰아 쉬어요

내 손에 들려진 안개 속에는 그리운 얼굴이 자라났고

그 사람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빈가지에 매달린 허공에서는 이슬비가 우두둑 떨어져요

나의 안개나무는 더 이상 자라나면 않될 것 같아서

가슴속으로 깊게 빨아들이고 말았어요

몸 낮추어 안개의 키 높이에 날 맞추어 한바탕 뛰어다니다가

안개의 빈자리 속으로 스며들어가서

안개의 새벽이 되어보고 안개의 시간도 되고

흘러가는 마음의 강에 물안개 사랑을 하게 되었지요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2-24 10:47:43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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