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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작은미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4회 작성일 20-02-27 04:08

본문

전기가 전기를 잔뜩 실은
자전거를 타고 바쁘게 간다.
아랫동네 폐지 할배집
불 키러 간다.
옆에 봉제공장 다니는
2층 애기엄마 퇴근하고
불켜면 어여쁜 아기얼굴 보며
어여뻐 어여뻐 죽지
그 옆에 사는 다리 저는
구둣방 아저씨 엄마 없는 딸래미
학교 마치고 오면 부엌불부터 켜지
아빠 맛있는 김치찌게 예쁘게 끓인다.
자전거 뒤에 뜨거운건
보일러 전기지 겨울이잖어!
뜨듯하게 보일러 '쌩쌩' 켜야지
얽히고설킨 전깃줄 아래
쓰레트지붕 단칸방들의 전기는
불을 켜고 고독을 끄고
외로움을 끈다.
핏줄의 따스한 온기를
환하게 켠다.
가난한 것들은 가난한 것들로만
저금 되지않고 아픔 또한
아픔으로만 저금 되지 않는다.
겨울바람 몹시도 걷어차는
빈 전깃줄 흔들흔들 울먹일때
붉은 동전 빨갛게 산밑으로
저금되고 있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3-02 13:01:14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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