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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는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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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92회 작성일 20-02-28 12:05

본문

또 병이 도진다는거지

이번에는 제대로 한 판 벌려 보겠다고

장판 밑에 묻어 두었던 밑천까지

탈탈 털어 보인다는거지,


다들 한 가지 병은 하고 산다는데

주사나 손찌검이나, 계집질이나 노름이나

노랭이, *삼식이, *땡칠이, 오지랖

술을 끊고, 손을 끊고, 발을 끊어도

목숨은 끊기지 않아 도지는 지랄들,


초장 끗발 개 끗발이라도

엎어져 있던 패를 천천히 벌려 쥐고는

아무도 몰래 낯빛이 핀다는거지

공복의 장에 짜르르 번지는 신호를 받고

일단은 달리고 본다는거지


또 한번 걸어 보는거지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더 속아 본다는거지

밑져야 본전이라는거지

손목이나 발이나 귀나

끊었던 *자절 부위에 피가 쏠려

온 몸이 근질근질 할 때가 봄날이라는거지

 

 

*세끼 밥을 집에서 다 먹는 남편을 일컫는 은어

*일 마치면 땡 하고 집으로 퇴근하는 남편을 일컫는 은어

*도마뱀 따위가 꼬리를 자른 부위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3-02 13:03:0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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