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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에 대한 자의적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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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98회 작성일 20-04-29 08:49

본문

낙화에 대한 자의적 해석       /        이 종원

 

 


입술을 떠난 말이 허공으로 흩어진다

활활 타던 홍조는 시들어

더는 붙잡아둘 수 없었으므로

노래로 날아가도록 놓아주었다

날개를 활짝 펴고 싶었겠지

가슴을 간질이던 향기는 덧없이

욕설과 함께 주저앉았고

벌 나비와 입 맞추지 못한 헛웃음이

산산조각 죽어간다

손을 놓친 꽃도 웃음을 멈추었다

욕망으로 쏘아져 나간 글자는

자음과 모음으로 흩어졌다가

망각으로 걸어갔고

오롯이 붙잡아두었던 입술 나무라며

비바람은 꽃 앞에 이별을 세워놓는다

세월이 어리석었다

고백하는 기도와 묵언들이

철 지난 꽃길에서

돋친 가시를 끌어안고 운다

흙빛이 나부끼는 오늘

꽃과 나무와

말 퍼붓던 사람들도

낙하를 거슬러 오르고자

밀어 올린 바람의 춤에 몸을 맡긴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5-04 09:00:08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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