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폰소 무하의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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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2회 작성일 20-05-16 00:04본문
한 소녀가,
뜨겁게 달구어진 빨간 돌덩어리를 낳는다.
다른 소녀는,
날개 잘린 비둘기를 낳은 다음 의식이 없다.
그것도 설원에서 말이다.
거울이 쨍하고 맑은 소리를 낸다.
새 연극이 마악 시작될 참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처음에,
잘 벼린 칼날로 자기 자식들의 배를 가른 메데아로 시작하였다.
아이들이 어머니의 치맛자락을 붙들고 운다.
성에가 낀 유리창들이 함께 흔들린다.
투명한 손톱 밑에 못을 박는다.
주홍빛 균열과 흩날리는 눈발들.
차츰차츰 켜져 가는 어둠 속 등불들도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수많은 톱니바퀴들로 이루어져
째각째각하는 신음이,
무수히 좁은 분초(分秒)들이 교접하여
더 많은 갈래길들을 낳는
어떤 처녀에 대한 글을 쓰고 있었다.
아이들의 목을
은쟁반 위에 담는다.
이상하게도
머리를 무언가로 꽁꽁 감싼 듯 새의 얼굴만은 보이지 않았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5-20 16:27:3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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