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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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32회 작성일 20-05-16 07:35본문
슬픈 연애
인도에 가보고 싶었어
버려진 전생이 배회하는 강가를 베고 누워 꿈꾸다
안개 속에 떠내려 오는
재가 되다만 생애의 천연덕스럽게 웃는 이빨
깨끗이 닦아주고 싶었어
맑고 고운 미소 식탁에서 빛날 수 있게
너를 생각하면서 뒤돌아보면서
내가 사는 도시는 소문으로 가끔 발갛게 달아올라
소문을 밟고 다니다 미끄러지기도 하고
가을햇살에 잘 말려 술안주로 씹어 먹기도 해
소문을 피해 다니다 소문 속에 목만 내놓고 숨으면
영영 소문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확인할 수 없는 소문이 되기도 하고
네가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웃음소리 안에 숨어버린 것처럼
가까운 친구가 끝까지 헤어질 수 없는 불치병과 함께
왼쪽 별로 주소지를 옮겨갔을 때
나는 그가 주고 간 골프채로 슬픔을 때리고 있었어
슬픔은 불치병처럼 납득할 수 없는 시간을 향해 날아가고
눈썹에 걸린 노을은 더욱 붉어지고
슬픔이 자꾸 불치병 쪽으로 기울어진다면
너는 나를 사랑할 수 있겠니?
사람들은 기억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랑을 하지만
모든 기억은 산란하는 빛처럼 쉽게 왜곡되는 거라고
버림받은 영혼이 수줍은 내 귀에 속삭였어
초등학교 때 생활기록부에 문신처럼 남아 있는
호기심이 강하나 꾸준하지 못하다는 말
너는 외로울 때 이해할 수 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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