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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이 오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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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담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9회 작성일 20-05-24 17:59

본문

밀물이 오는 저녁

             /담채

물이 온다

어린 고둥이 숨을 고른다

무연히 부푸는 만조滿朝의 첫물

모래 언덕이 푹푹 꺼지고 있다

아득한 바닥을 딛고

명치까지 차오르는 내 안의 수위

어떤 뜻이

물과 바람 모래의 거처에 나를 세워

영혼을 흐르게 하고

물은 나를 데려 어디로 가는가

바람이 불어도 늘 평평한 물의 표면

저 물속 어딘가에

내 몸이 처음으로 삼킨 파도가 하얗게 걸려있으리

저녁으로 갈수록

바다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이 생에 전념하는 손들이 울음을 내미는

물금을 새로 그으며

밀물이 오는 저녁

지붕 위에서 고양이가 길게 운다

사람들은 물 위에서 장엄한 하루를 살고

새들은 돌아와 아픈 부리를 벼랑에 묻는다

살빛 노을의 둥근 정수리

한쪽이 패인 낮달이 진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5-28 11:09:4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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