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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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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고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2회 작성일 20-05-26 05:07

본문

벌레

  

나뭇가지에 매달린 바람의 살점

한 입 깨물었는데

혀가 소스라치게 놀라고

     

새로운 세상과 맞닿은 뭔가도

당황한 듯 잠시 주춤거리다

조심스럽게 따스한 살 어루만질 때

  

운명처럼 다가오는 그 무엇

서로 그게 무엇인지 몰라

무심코 끌어안는 순간

        

서늘함과 따스함의 방식으로

슬픔을 섞어가는

           

인연이라는 건

살아 있으므로

살기 위해 제 갈 길 가다

부딪히는 한 조각 빛이거나 어둠이지만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피어나는

한 송이 꽃과 같아

살아 있는 것들은

잠시 자신을 내려놓고

진한 향기가 되어보는 거지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6-01 13:26:4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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