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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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616회 작성일 20-06-05 08:04본문
거울의 역설
석촌 정금용
요모조모 비추는 거울은 얼마나 깊이 모를 요물인가
늘 반사된 정면을 향해 무료를 뚫고 잠기는 평면 속에 머문 맑은 물의 순수한 표면이 되었을까
마주한 헝클어진 상태를 방관할 수 없으니 한사코 꾸미라 재촉하면서
빤히 들여다보는 눈길이 겸연쩍은 줄 몰라 오래도록 머무는 동안 시간이 아무런 느낌 없이
소멸하는 안개같이 부서져
어둠에 밀려 넉넉했던 햇살이 허망한 빈털터리로 돌아가면서
알려줄 때까지는 헛짓인 줄 몰랐어
샐쭉한 초승달이 창 너머로 엿보는 줄도 까맣게 몰랐지
누구와도 이렇게 오랜 응시에 빠져든 적 없어
버티던 팔꿈치가 뻐근해져서야
멀쩡한 얼굴 곳곳이 붉은 꽃같이 부풀어올라서야
구겨 넣듯 서랍 속에 너를 감춘 뒤에야
관계를 향해 나서기 전 언제나, 네가 내게
되돌려주는 있는 그대로를 수긍하라는 준열한 꾸짖음일 수도 있다는
쉽사리 벗어날 수 없으니 어지간하면 그냥 쓰라는
곧이곧대로 두라는 존재와 돌아서면 그만이라는 인식의 역설을 여태 무심히 넘긴
비록 겉일지라도 나를 들여다볼 이렇듯 커다란 열쇠구멍
댓글목록
작은미늘님의 댓글
작은미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잘 보고 감탄하고 갑니다
시인님! 더위가 계단을 오르고 있습니다.
유월에도 행복하고 즐거우시길
바랍니다.
창동교님의 댓글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언제나 좋은 시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함께 느껴주신,
두 분의 감성과 관심에 깊은 고마움 새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