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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닭과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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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72회 작성일 20-06-06 11:39

본문

장닭과 아이



모가지가 잘린 장닭이 마당을 뛰어다닌다
흙먼지와 뒤섞인 피가 구석구석을 돌아다닌다
순간 고통이 밀려드는지 몸을 부르르 떤다

알을 깨고 세상에 나올 때의 설렘과 자라서 암탉에게
장가오던 날이 떠오르고 새끼들이 마당 모퉁이에 모여
봄날의 햇살 쬐던 일들이 떠올랐을까,
아니면 단말마의 고통이 좋았던 기억들을 삼켰을까,
장닭은 아직도 지상에 지 몫이 남아 있는 줄로 안다

그럴수록 혈관은 더 높은 압력으로 피를 밖으로 밀어내고
목구멍은 숨구멍 침구멍이 더이상 아니다 언젠가
마당 곁으로 흐르는 개울물 속에 아이가 빠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물 밑엔 수초와 물고기들이 한가로이 유영하고 있었으나
아이가 솟아날 구멍은 보이지 않았다
그 경우 물은 차라리 무쇠로 만든 담벼락처럼 단단해 보였다

아버지의 그림자 곁 먼저 땅바닥으로 떨어진 눈이
잠시 날뛰다가 막대기를 치워버린 지게처럼
슬로우 모션으로 쓰러지는 자신의 몸뚱이를 쳐다본다
몸뚱이는 자신을 쳐다본 눈의 슬픔을 알아차렸을까?
식은땀을 흘리던 아버지가 뒤늦게 그의 뒷다리를 잡고선
치들어 올리더니 모가지를 땅으로 향하게 한다
그러곤 한참을 피를 빼 내는 것이었다

아버지가 머리채를 잡아당겨 물 위로 솟구친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씩 쇠벽을 깨고 하늘로 솟구치는 꿈을 꾼다
동시에 그 날 마당에서의 한바탕 소동이 떠오르곤 했다

장닭에게도 아이에게도
그 날 보이던 건 오로지 손,
플라타너스 잎보다도 크고 주름졌던 아버지의 손이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6-09 16:05:41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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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하늘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읽으니
아버지의 손이 눈물겹도록 그리워지네요

먹먹하지만 아련한 추억이 있는 문장속에
잠시 머물다 갑니다
고맙습니다 너덜길 시인님~

너덜길님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모든 것이 허무하게 느껴질 때,
시 쓸 생각만 하면,
불끈 생의 의욕이 솟구치곤 합니다,
모두가 시를 외면해도,
외면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그냥 시가 좋습니다.
오래 시로 교감했으면 합니다.

브루스안님의 댓글

profile_image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개인적으로
닭이란 동물을 참 좋아합ㄴ다

용과 닭의 궁합이 그만이라더니
옛 속담이 틀리지는  않네요

오늘도 나는 닭한마리에
막걸리를 들이킵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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