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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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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10회 작성일 20-06-1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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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가 애인 야마자키 도미에와 투신하였다는 다마가와 죠스이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들었다. 초봄의 숲에 들어 아기 숨결처럼 상긋한 바람결에 절뚝이며 거길 찾아간다. 녹음이 투명한 피에 젖어 허덕이는 날이었다. 


숲의 가슴은 드러나 즙이 새어 나오고, 아직 잎이라기에 부끄러운 연록빛의 섬세한 살점이 떡갈나무 단단한 회색빛깔 침묵을 뚫고 솟아나온다.


길을 한 모롱이 돌자 또 다른 풍경이 드러났다. 다자이 오사무는 이 모든 것이 부끄럽다고 했고, 산은 자신의 색채를 바꾸어 칠했다. 나는 경계 바깥으로 걸어나간 그의 발자국에서 완결되지 못한 순결을 읽었다. 젖은 종이 한 장을 책으로부터 뜯어내는 순간, 책이 오래 전부터 날 읽어오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나는 전화(戰火)가 숲을 휩쓸고 가던 때 이 강 부근에서 익사체를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것은 태아를 안고 있었다. 총알구멍은 자궁이 없었다. 내 누이는 지나가는 바람이나 모락모락 솟아오르는 구름 머물지 못하고 떠나가는 햇빛에 목놓아 우는 습관이 있었다. 


누이의 얼굴이 청록빛이다. 나에게 산의 소리는 찌르는 햇빛 속에 직접 드러난 통각(痛覺)에 다름 아니었다. 


이제 숲에 들어가면 발 밑에 새하얀 뼈가 밟히는 소리가 황홀하다. 숲의 길을 돌아 돌아 계속 가면 낡은 담까지 적막한 병원이 산 중턱에 있다고 들었다. 폐병환자 하나가 거기 산다고 한다.


마침내 강물 위에 떠오른 야마자키 도미에는 벗은 몸이었으며, 퉁퉁 분 몸은 온통 새하얀 진주빛이었다고 한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6-16 09:31:5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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